패션후르츠 <백향과>는 어떤 과일일까요?
한국에서는 '패션 후르츠'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여기서 패션은 Fashion(옷맵시, 풍조)이 아닌 Passion(고난)이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그 패션 맞다. 이런 이름이 붙여진 이유는 신항로 개척 후 예수회 선교사들에게 처음 발견되었을 때에는 각각 5장인 꽃받침과 꽃잎은 유다와 베드로를 제외한 사도들을, 부화관은 가시면류관을, 5개의 수술은 다섯 성흔을, 3개의 암술은 세 못을 상징한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수의 수난을 상징하는 꽃으로 유럽에 알려졌다. 시계꽃 종류(Passiflora 속)의 열매 중 식용이 가능 것들을 통틀어 지칭하나, 일반적으로는 브라질 남부가 원산지인 에듈리스 시계초(Passiflora edulis, 한국에선 백향과(百香果)로 불린다)를 지칭한다. 석류처럼 종자를 둘러싸고 있는 가종피가 식용부위이며, 형태도 얼핏 유사하다. 향기가 매우 좋다. 패션후르츠(백향과) 대부분의 종은 한국에서는 봄~가을까지는 자라다가 겨울에는 추위와 서리에 거의 죽어버리므로 온실에서 길러야 한다. 하지만 온도가 맞는 지방이나 온실에서는 화단에 심을 경우 두 개를 심으면 10개가 되어 나타나는 패션후르츠에게 점령을 당하게 된다. 몇몇 태평양 지역의 섬에서는 패션후르츠의 이 미친듯한 번식력과 생명력 때문에 "유해식물"로 지정되기도 했다. 그 유해식물로 지정된 패션후르츠의 이름은 바나나 패션후르츠(Passiflora tarminiana)인데 이 열매가 패션후르츠 종류 중에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매우 맛이 좋은 종류라는 것이 조금 아이러니한 점이다. 다만 바나나 패션후르츠는 한반도에서는 30℃ 이상의 고온다습한 여름을 잘 못 버티는 종류이며 내한성도 약하므로 국내에서는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 한편 일본에서는 화훼용으로 가장 흔히 길러지는 푸른 시계꽃(Passiflora caerulea, 국내에서는 흔히 '클리어 스카이 시계꽃'이라고 잘못 알려져 있다)이 동성애자의 상징이기도 하다. 시계꽃 종류의 꽃은 대부분 화려하게 생겼지만, 하루만 피었다 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것을 보고 몇몇 사람들은 인생의 꽃이라고도 한다. 프리큐어 시리즈의 큐어 패션의 '패션'이 바로 이 과일을 뜻한다.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의 행성 아이어에도 '삼무로'라는 비슷한 과일이 존재한다. 죄수 리쿠에서는 극락도라는 교도소에서 농작물로 이걸 키우는데 취사반 반장인 '타카기 모토후미'는 늘 '패션푸르츠 님'이라고 경칭을 붙인다. 멕시코에서는 패션후르츠, 라임, 고춧가루를 섞어 주스를 만든다고 한다. 대만에서는 요구르트를 섞어서 패션후르츠 주스를 만들어준다. 브라질 일부지역에서는 꿀에다가 과일 속을 절여 먹는다. 그리고 매우 많이 먹는데 패션후르츠맛 캐러멜, 웨하스도 있다. 패션후르츠의 꽃은 재스민과 함께 파라과이의 국화라고 한다.
패션후르츠(백향과) 맛과 비쥬얼
대부분의 종들은 신맛이 강하나, 멜론 같은 단맛이 나는 열매를 맺는 종도 있다. 내부사진 먹기 위해 내부를 갈랐을 때 비주얼이 기묘하다. 위에 링크된 내부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내부 모습이 무슨 노란색 개구리알을 마구 휘저어 놓은 듯한 모습이다. 처음 보는 사람들은 저 비주얼과 찌르르한 신맛에 깜짝 놀라여서 입에 대볼 생각도 못 해본다고 한다. 비주얼을 극복하고 한번 먹어보면 꽤나 맛있는 과일. 몇 번 먹다 보면 중독성 있는 맛이라고도 하며, 사실 몇번 보다 보면 매력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런 비주얼을 지닌 과일을 도저히 입에 댈 용기가 나지 않는다면 냉동실에 얼리면 된다. 여전히 알맹이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습이 기묘하지만 그로테스크하진 않으니 부담이 적다. 사실 얼려놓으면 생긴 게 석류를 닮았다. 다른 점은 알맹이가 껍질 안쪽에 붙어있다는 점. 빕스 같은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면 이 과일이 있기는 한데 비주얼과 맛 때문에 호불호가 갈린다. 이때 음료나 디저트 코너에 있는 요구르트에 속을 긁어 넣으면 신 맛도 중화되고 비주얼도 순화되어 꽤나 맛있는 디저트가 된다. 실제로 유럽 쪽 마트에서는 패션후르츠맛 요구르트를 흔히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8년 10월에 빙그레에서 '요플레 패션프루트'라는 이름으로 '배'맛과 함께 출시했다. 참고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근처에서는 알맹이가 희면서도 좀 투명한 색이라 진짜 개구리 알처럼 보인다. 맛은 대부분 신맛은 없고 그냥 달기만 해서 처음 먹어보는 사람들이 먹기에 적합한 편이다. 그러나 꽤나 익은 것은 신맛을 내기도 한다. 그리고 패션푸르츠가 대부분 자두색 껍질을 갖고 있으면 동남아 지역에서는 주황색 껍질을 갖고 있다. 껍질이 여러 층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자르기가 다소 힘들다. 한번 힘줘 칼집을 내야 자르기 수월하다. 또한 껍질에 여기저기 상처가 있거나, 껍질이 말라비틀어져 보이는 경우도 있는데 정상이다. 백향과는 다 익으면 알아서 덩굴에서 떨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상처가 나는 것이다. 여러 겹으로 이루어진 껍질의 가장 바깥 층만 상처가 나거나 찌그러진 것이기 때문에, 다른 과일과 달리 껍질의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아도 내부는 아주 멀쩡하다. 당장 위 링크의 사진만 봐도 껍질이 말라비틀어져있지만 내부는 촉촉한 것을 볼 수 있다.
주의할 점
시계꽃류는 잎과 줄기, 덜 익은 열매, 열매의 껍질에 시안화합물이 함유되어 있어 잘못 먹으면 죽을 수 있다. 특히 Passiflora adenopoda와 Passiflora gibertii 두 종은 그 독성이 강해 코스타리카에서 아이들이 덜 익은 열매를 먹고 사망한 사례도 있다. Passiflora trisecta 같은 경우 다 익은 열매에도 독이 있다고 하며, Passiflora manicata의 경우 열매를 먹으면 환각을 일으킨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 파는 것은 대개 다 익은 에듈리스종의 열매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콰드랑굴라리스 종(Passiflora quadrangularis)의 경우 작물화 과정에서 덜 익은 열매나 열매의 껍질도 먹을 수 있게 개량되어 껍질을 채소처럼 먹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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